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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다’
2018년 05월 21일(월) 23:42 [경산신문]
 
‘새삼’이라는 뜻은 이전의 느낌이나 감정이 다시금 새롭게 다가오거나 그동안은 하지 않던 일을 새로 하여 갑작스러운 느낌이 든다는 단어다.

그리고 ‘새삼스럽다’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느껴지는 감정이 갑자기 새로운 데가 있거나, 하지 않던 일을 이제 와서 하는 것이 보기에 두드러진 데가 있다는 말로 ‘새퉁스럽
다’‘, 생뚱맞다’‘, 새롭다’는 말이다.

서상길에 위치한 오래된 경산도서관을 경산시민들의 생활문화 활동의 중심공간으로 변화시킨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경산도서관의 원형을 보존한 채 그 건물의 기념적인 가치를 간직한 채 개축한다는 말을 들어 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경산도서관의 역사성 보존은 물론 열악한 경산시의 도서관 현황에 비추어 경산도서관 일부라도 도서관이나 학습 동아리의 기능을 반영한다는 소식도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혹여나 건물 하나를 흔적도 없이 밀어 버리거나 외양을 완전히 덮어서 전혀 다른 건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일은‘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다’.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이런 생각은 서글픈 자조가 섞인 말이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옛 경산시청사는 물론 경산경찰서를 민간에 팔아서 그흔적조차도 없게 지워버린 일이나 가까운 예로 교육청 건물과 부지를 민간에 팔아서 지금은 병원의 넓은 주차장이 되고 유명 커피점이 들어선 것을 그동안 보아왔던 경산시민들은 이제는 이런 일에 무척이나 무감각해져서 낡았고 오래된, 모텔에 둘러싸여 있는
‘도서관쯤이야’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닌 이 일’은 예산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둔 경산시가 예산 규모의 격에 어울리는 문화의 격을 포기했다는 혹은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화적 시각’, ‘문화적 정신’이라는 것이 정책 계획서에 나오는 단순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새로 짓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예전의 것을 다시 복원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추억이 마냥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것이 무조건 좋고 새로움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문화적 감수성은 사소한 것 안에, 미세함 속에 있다. 조금씩 파괴되어 가는 도시의 환경 속에서 우리들의 과거의 의미들이 무너져 간다. ‘문화적 시각’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책 몇 권 읽고, 선진지 갔다 온다고 안목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경산시의 어느 의원을 막론하고 옛것을 보존하며 그 역사적 가치를 잘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몇 년 전 대구시의 대구 예술발전소는 예전의 전매청의 담배 건조창고로서 대구시민들과 문화예술인의 기대가 컸다. 나는 2013년 중국 미술관의 레지던스로 상해에 3개월 동안 머물렀는데 당시 상해의 중국 예술가들도 대구의 담배 건조창고가 예술발전소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알고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만든 결과는 예전의 어떤 특징도 없는 표백된 창백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소를 잃은 줄도 모르고, 외양간에 뭐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닌 경산도서관 신, 개축의 방향이 경산의 역사성과 숨결의 흔적을 복원 불가능하게 지워버린다면 시간
이 지나면 잊히겠지만 경산의 심장도 점차 멈춰질 것이다. 누구의 책임도 없이.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도시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 성 규
미술중심공간 보물섬 대표, 작가
gsinews@gsinews.com
“경산신문은 경산사람을 봅니다. 경산사람은 경산신문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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