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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의 악역 시의회로 떠넘기기
2019년 05월 02일(목) 10:58 [경산신문]
 
지방자치의 근간인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 심사권은 시의회의 고유권한이다. 이렇게 편성권과 심의권을 나눠놓은 것은 견제와 균형을 통해 지방자치를 완성해 나간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최근 경산시 집행부의 예산편성태도를 보면 이를 악용해 골치 아픈 예산은 시의회에 떠넘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선심성 예산, 축제성 예산, 언론사 예산 등 지방보조금을 손보겠다고 공언한 8대 시의회에 보란 듯이 관련예산을 편성해 심의를 넘겼다. 겉으로는 시의회의 심의권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들이 처리하기 줄 수도 없고 안 줄 수도 없는 골치 아픈 예산을 일단 편성해 시의회에 넘겨 악역을 맡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무사안일 무책임의 극치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며 체면을 차린 후 책임은 시의회에 떠넘겨 선택과 집중, 필요불가결한 예산 편성이라는 기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9 본예산과 이번 2019 1차 추경안을 살펴보면 집행부가 과연 공정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사업의 적정성 검토보다는 어떤 단체가 요구한 예산인가에 따라 편성되고 안 되는 불합리 부조리가 팜을 치고 있다.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예산을 편성하는지 모르겠지만 시민의 혈세를 그렇게 마음대로 써도 되는지 묻고 싶다.

담당부서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할 수 없이 예산을 편성해서 일단은 화살을 피하고 보는 심정으로 예산을 편성한다면 정당한 사업, 꼭 필요한 예산이 편성될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경산시에는 상식보다는 몰상식이 득세할 것이다. 공정한 공무집행 책임이 있는 공직자가 사라지고 불의와 부조리에 타협하는 공직자가 늘어나면 경산지역사회에는 무질서가 판을 칠 것이다.

사업의 우선순위가 자의적인 해석으로, 성가신 민원인에 의해 좌우된다면 누가, 어느 시민이 공직자를 믿고 혈세를 맡길 수 있겠는가 참으로 암담하다. 정상이 비정상에 밀려나는 것을 방치하는 공직자가 많을수록 우리 사회에 정의는 사라질 것이다.

스스로 불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시의회도 불필요하다고 삭감한 예산을 계속해서 편성해서 시의회로 넘기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묻고 싶다. 시민들이 호평하고 있는 사업예산은 줄이고, 예산대비 효과를 따지기조차 부끄러운 예산은 계속해서 편성된다. 왜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의회에서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가? 편성권을 악용한 이 같은 무사안일은 국민으로부터 공무담임권을 부여받은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도적에 불과하다. 시민의 혈세를 정당하게 집행하지 않으면 도적이지 않고 무엇인가?

이번 209회 임시회 상임위와 예결위의 추경심사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방자치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감이 앞선다. 공직자의 편성 의도는 물론이고 상임위 - 예결위 - 본회라는 절차를 스스로 무시하는 의원들을 보면서 무력감이 든다. 건강한 비판은 ‘지적질’이라 매도되고 따돌림 당하는 남매로 159 일대가 지역사회의 축소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의는 선의로 받아주는 사회, 공정하고 따스한 지역사회를 위해 먼저 공직자와 공무를 위임받은 사람들이 자성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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