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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 계곡의 물소리
문학_삶과 사람의 무늬 <49>
2019년 05월 09일(목) 10:52 [경산신문]
 
불영 계곡은 울진에서 현동으로 도로 따라 전개되는 천혜의 경관 명소로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곳이다. 불영사라는 사찰이 있다. 솟대처럼 우뚝한 휠라 상의 바위가 사찰 뒤에 있다. 특히 석양에 비치는 광경은 오묘하게 멋진 부처상으로 신비스러움을 만든다. 믿음과 동경의 계곡으로 바다와 하늘에 닿아 불영사 솟대 효험 받았다고 하는 *넘버 하나의 이야기이다.

울진에서 현동 간의 도로는 민군합동으로 한창 확장공사 중이다. 고갯마루가 있다. 공병 1개 부대가 주둔한다. 현동과 울진 간의 도로로 불영사 가는 길과 교차하는 지점이다. 언덕마루에는 구멍가게 집 한 채만 달랑 있다. 고갯길 넘나드는 길손을 위한 가게다. 오가는 이 별로 없다. 하루 동안 사람 구경 못 할 때도 있다. 불영사도 1km 넘는 거리다. 도로 공사 하는 군인이 주둔하면서부터 이용을 해서 사람 보는 횟수도 늘어났다.

3칸 집으로 두 칸은 안방과 가게로 주인이 사용한다. 현동 방향의 왼쪽 갓 방 한 칸이다. 우리가 살림집을 차렸다. 주방용 집기와 옷 이불 가지 등 몇 개의 봇 따리를 풀었다. 파견군인 가족으로 난생 처음 부딪치는 산중의 산골이다. 산수 경관은 좋지만 아주 오지지역이다. 업둥이가 있다. 배 속에는 복덩이도 있다. 한 칸 방에서 주방과 침실 거실 다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수동식 펌프 시설이 하나 있다. 바로 문밖 입구다. 마중물 이용해서 있는 힘 다하여야 올라온다. 고장도 곧잘 난다. 고장 나면 물이 없다. 급경사 비탈길로 100m정도 내려가서 계곡물을 길러 온다. 빨래하여 줄에 걸어 두면 지나가는 차량의 역동으로 발생 된 먼지를 고스란히 덮어쓴다. 일상생활이 아주 불편한 언덕 위의 집이다.

생활이 시작된다. 일상 용품이 빈약한 지역이다. 서면 면소재지에서 장을 봐야 한다. 버스 타고 필요 물품 싸서 돌아오면 두 시간 정도 걸렸다. 하루 4편으로 새벽과 저녁 시간대 제외하면 오전 한번 오후 한번이다. 공사로 통제하는 날이면 차편도 없다. 주변에 마을이 없어 촌락 농심도 기대 할 수 없다. 대구 시집에서 조금씩 우편으로 공수를 받지만 빈약하다. 냉장고도 없는 시절이다. 외로운 타지의 악 조건으로 20대 후반나이에 처녀 같은 아낙의 일상생활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남편이 군인이라는 이유로 언제나 웃어야 하는 것이 당연시 다. 해뜨기 전에 출근하고 어두워야 얼굴 보는 사람이다. 괄호 밖의 사람이다 생각하고 있다. 집안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의 뒷바라지, 펌프질, 빨래와 청소, 밥 짓기와 수백 미터 물동이 질로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일상적인 생활로 적응이 되어 간다. 단칸방 한쪽 구석에서 웅크려 석유곤로에 노란 냄비 올려 밥 짓는다. 아이는 방 한구석에서 혼자 논다. 산골의 외로움과 초라함이 울컥해도 둘러본들 그게 그거다. 어디다가 화풀이할 근덕지도 없다. 현실로 받아 드린다. 곤로 불이 친구고, 마중물 펌프질이 친구 놀이다. 오지 산골의 무서움은 집 앞에서 군인이 지켜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물동이 질하며 이 악물지만, 아이를 본다. 펌프질에다 기저귀 손빨래 방방이 질에 힘도 더 넣어 본다. 선택한 길이라 참아야 한다는 고전의 이야기 배여 있다. 손수건 없는 눈물 바가지도 버렸다. 한 남자를 해 뜨기 전에 보내고, 밤이면 맞는 현실에 순응한다. 노심초사 남산도 내가 안은 복덩이다. 산골이랑 경쟁하면서 같이 논다. 봄이라 정말 다행이다.

산달이 되었다. 시어머니 온다고 아이 업고 울진 버스터미널 마중 나갔다. 버스 타고 다. 비포장 길이고 굴곡이 많아 요동이 심하다. 다행히 멀미는 안 한다. 공사로 인해 버스가 멈췄다. 2시간 이상이나 차 안에서 기다렸다. 일이 났다. 갑자기 양수가 터진 것이다. 분만일도 아닌데 터졌다. 몸에 이상한 끼나 부담을 못 느꼈다. 창피함이 앞섰다. 아이 업고 있던 두더기를 풀어서 남들이 보지 못하게 몸을 감싸 안았다. 울진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내려서 힘들게 앉아 있었다. 그때다. 택시기사 한 분이 다가 와서 왜 그러냐고 묻는다. 양수가 터져서 그런다고 했다. 배가 아프냐고 묻는다. 배는 안 아프다고 했다. 자기 집사람이 조산사 경험 있다며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 아주머니께서 응급조치해 준다. 울진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신 시어머니도 모셔 온다. 영해병원까지 데려다준다. 기적 같은 도움을 받았다. 안면이 전혀 없는 모르는 분이다. 그분 도움이 아니었다면 하는 아찔함에 눈앞이 캄캄했다.

밤에 병원에서 며칠 빠른 마른 조산으로 작은아이는 태어났다. 정말로 불안과 무서움이 가득한 하루였다. 큰아이는 시어머니가 보고 있어 마음이 놓였다. 남편 욕을 속으로만 해됐다. 이빨 깨물며 갈기도 했다. “나쁜 놈 왜 애는 만들어서 날 이렇게 만드노. 난리 통에도 꼬락서니도 보이지 않고.” 암만 욕해도 그게 그거고 분만의 아픔이 더 힘들었다. 다시는 출산하지 않는다고 맹세했다. 분란 속 고통이었지만 출산은 잘 마무리가 되었다. 하룻밤 지나는 사이에 병원이라 안심해서인가? 득도했음인가? 평상시 마음이 되었다.

남편이 온다. 부푼 옷 입고 언제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 웃으면서 밥부터 챙겨 주었다. 무슨 말을 할 것 같은데 말을 못 하고 있다. 눈물 엉김을 보았다. 미안한가 보다. ‘고생했다’ 말만 되풀이 들었다. 양수 터진 일과 난산 이야기하지를 못했다. 눈시울을 본 순간 속으로 묻었다.

시어머니랑 한 달을 같이 생활했다. 언덕바지의 오막살이 단칸방에서다. 큰아이와 갓난아이 돌봄이 하면서 살림살이에 어찌 새김 되었을까? 해 주지 못함을 한스러움으로 삭였으리라. 아이 돌봄을 웃음으로 하지만 눈치를 보는 것 같다. 혼자서밖에 있는 시간도 있다. 하늘을 보곤 한다. 나도 손 주 볼 때쯤이면 시어머니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시어머니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아들 못난 면을 들추고 싶지 않음이리라.

미역국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줌에 고맙다고 해야 하는 시절이다. 산후조리 못 했다. 시 엄니 밥상 받음이 불안했다. 평소와 똑같이 일상적인 일을 그대로 했다. 산모보다는 엄마와 아내로 움직였다. 요쯤 같으면 상상도 못 한다. 시어머니가 큰 도움 되었다. 기저귀 빨래와 목욕시키는 일도 도와준다. 아이 돌봄을 다 해 준다. 대구로 돌아갈 때 한구석이 비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아이 둘을 혼자 돌봐야 함에 어지럽기도 했다. 그때 태어난 아이가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다.

한 참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나는 난산 이야기를 들었다. 햇빛 받으면 후광까지 여는 효험 좋다는 부처 바위 상에 기도를 같이했다. 효험이 불영 계곡물에 담겼다라고 말을 했다. 물도 흐르고 시간도 흘렀다. 마음속에 있는 물은 아직도 어린다. 그 동네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도움 주신 그분 생존 하고 계실까? 아마 지금 쯤100세가 넘었을 텐데…. 매스컴에서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구 길의 운치는 많이 변했다고 한다. 불영사 옆에 구비 진 계곡이 있다. 비경이라고 나는 불렀다. 발 한번 담아보고 싶다. 물론 식구들과 같이 다. 그곳에 먼저 가 계실지도 모르는 엄니도 그려본다. 한 켜에 어려 있는 묵은 침전수도 흘러 버릴 겸해서다. 넘버하나에 청수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넘버하나 : 내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집사람 애칭

효천 장성식

 
ⓒ 경산신문 

경산문협 ‘나도자가가될수있다’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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