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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산조 이수자 김경애 고문
2019년 06월 05일(수) 10:49 [경산신문]
 

 
ⓒ 경산신문 
“하루를 쉬면 내가 알고, 이틀을 쉬면 스승이 알고, 사흘을 쉬면 청중이 안다”

매일 아침을 108배로 시작, 지독한 연습으로 국가무형문화재(대금산조)를 바라보는 국악협회 경산시지부 김경애(60세, 사진) 고문을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지난 주 중방동 시외버스정류장 뒷골목에 자리한 김 고문의 개인연습실을 겸한 예울국악회 사무실로 오르는 계단에는 음악소리가 가득했다. 지하에는 서양음악, 옥상 아래에는 전통 한국음악이 자리한 오묘한 조합이다.

오는 15일 오후 2시 경산시민회관 대강당 무대에 오를 국악창작극 <삼성현, 그 찬란함이여!> 예술감독을 맡아 분주한 김 고문을 어렵게 만났다. 고향 경주를 두고 경산에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보태 문화도시 경산을 만들어가고 있는 열정을 이 지면으로는 다 채울 수 없어 안타까웠다.

김 고문은 대한민국 최고의 역사와 문화도시 경주시 인왕동에서 2남5녀의 3째로 태어났다. 화랑초등학교 육상선수였던 김 고문은 공무원이셨던 아버지 때문에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됐다. 아버지가 즐겨 들으시던 라디오 사극 드라마의 효과음으로 나오는 대금, 단소 소리가 너무나 좋았다. 6학년 때 ‘가문에 없는 광대 난다’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립국악원부설 경주시립국악원(중등과정)에 입학했다. 탄탄대로일 것 같았던 김 고문의 앞날은 몇 년 못 가 먹구름이 끼였다. 국립국악원 진학이 결정되는 3학년 10월, 원장이 교체되면서 부설경주시립국악원생들의 진학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국악을 계속하기 위해 일반고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공민학교를 택했다.

“부모님 반대로 더 열심히 했는데 너무 억울했죠. 인생이 바뀔 수 있었는데... 궁중음악을 하려던 꿈이 민속음악으로 바뀐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전화위복이랄까 74년, 고3 나이로 KBS민속백일장에서 대금산조로 연말 장원을 거머쥐면서 민속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77년에는 화랑대상 민속예술분야 표창, 82년에는 제7회 전국기악경연대회에서 장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83년에는 최고영예인 제9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여세를 몰아 85년 동아국악콩쿠르에서 동상을 획득했다. 경주로 내려온 김 고문은 86년 아시안게임 신라 고취대 대취타를 맡아 우리 국악을 아시아에 알렸고, 올림픽이 열리던 88년, 31살의 나이로 드디어 6회 신라문화제 전국국악대제전에서 50대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속음악으로 전환한 후 서울을 오가며 신용문 교수로부터 대금, 서울대 정대성 교수로부터 피리와 아쟁 가야금을, 장월중선으로부터 태평소를 사사받은 김 고문은 거의 모든 국악 장르를 섭렵한 김 고문은 20여 년 만에 대금산조의 거장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 공연할 때는 정말 대접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40대 초반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장고의 정화영, 아쟁의 박종선, 해금의 김무경, 피리의 박태천 등 거장들에게 끼여 갔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박수관 인간문화재의 상여소리 반주로 대금산조를 연주해 기립박수만 3번을 받았습니다”

서른 살의 나이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울타리가 되자’는 뜻으로 설립한 예울국악원을 5년 전 경산으로 옮긴 김 고문은 오랫동안 맡아온 시협회 고문, 도협회 부지회장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도협회장에 도전한다. 2010년 국가무형문화재 대금산조 보유자 표창, 2015년 경북예총 경북예술상 대상, 2016년 경상북도 문화상(공연예술부문), 2019년 2월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예술문화상만으로도 도협회장 자격이 충분하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자인 김 고문은 만파식적의 고장에서 대금을 무형문화재로 인정하지 않는 경북도가 안타깝다며 대금 문화재 신청을 준비 중이다.

“경주 출신이지만 경산을 선택한 것은 젊은 층이 많아 국악 보급에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최근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문화융성 시대에 경산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시가 조금만 도와줘도 물불 안 가리고 할 건데 다른 지역과 다르게 조금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산최초의 국악창작극 ‘삼성현, 그 찬란함이여!’의 예술감독으로 오는 15일 무대에 오르는 김 고문은 경산시가 지금보다는 더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지자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승호 기자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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