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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죽음 다시는 없기를
2019년 06월 28일(금) 11:03 [경산신문]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해 불법 처형된 민간인 유해들이 69년 만에 정부시설에 임시 안치됐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지 69년, 유해를 수습한 지 19년이 지나서도 영면하지 못한 죽음들이 그나마 임시로 영면에 들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번에 세종시 추모의집에 임시안치된 유해들은 지난 2001년부터 2005년 사이에 코발트광산 폐갱도와 대원골에서 수습된 유해로 국가기관이 아닌 유족회가 직접 수습했다는 이유로 임시안치소로 가지 못하고 그동안 현장의 컨테이너 창고에 방치돼 오던 유해들이다.

한여름에는 60도가 넘는 더위로, 한 겨울에는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 얼었다 녹았다를 무려 19년이나 반복하다 이제야 정부시설에 안치되는 이유가 무얼까? 왜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정부는 이들을 외면해 왔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었던 것 같다.

머리에 권총탄환을 맞고 쓰러진 주검이 군경에 의해 학살된 것을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들을 외면해 왔다. 정부가 이들의 주검을 시신을 유해를 인수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경산시는 왜 이들이 19년 동안이나 저 차디찬 컨테이너 창고에서, 저 불덩이 같은 컨테이너 창고에서 삶기고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동안 방치해 두었을까?

정부기관이 진상조사를 통해 군경에 의해 불법적으로 학살 당했다고 밝혔고, 사법부가 국가의 잘못을 인정해 수 억원씩 배상을 해놓고도 유해 인수를 거부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죽여 놓고도 죽이지 않았다고 항변한 것이다.

그 유해들이 이제 세종시 임시안치소로 떠났다. 유족들의 절규에 19년 만에야 화답한 정부가 너무나 야속하다. 국가예산으로 그들이 영원히 영면에 들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고 하는데도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이 주민반대를 이유로 외면한 지자체도 야속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경산시가 국가추모공원 유치에 성공했더라면 이 유해들은 먼길을 떠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 더욱 안타깝다.

한국전쟁 전후 남한지역 최대 민간인학살 현장 가운데 하나인 평산동 민간인학살현장에서 수습된 유해는 총 500여 구. 이 가운데 국가기관인 진실화해위원회가 지난 2007년부터 9년까지 3년 간 수습한 420구는 이미 충북대박물관을 거쳐 세종시 추모의집에 임시 안치되어있다. 이번에 추가로 임시 안치되는 유해는 경산 82구를 비롯해 홍성 20구, 대전 20구, 부산 17구 등 총 139구로 현재 대전에 조성 중인 추모관이 완성되면 이곳에 영면하게 된다. 대전추모관이 바로 경산시가 놓친 국가추모공원이다.

평산동 코발트광산은 현재 매년 국내외 제노사이드 연구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0여명 이상 현장을 방문하는 등 반전 평화 인권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산시가 20013년 7억 여원을 들여 안전시설을 설치했고, 이후 토지 300여 평을 매입해 위령탑을 건립했다. 지금까지 지방비 13억 여원이 코발트광산에 들어갔다. 경산시는 현재 민간이 개발하고 있는 상방공원 내 일제식민수탈현장인 선광장 정비와 연계해 코발트광산을 50억원 규모의 역사평화공원으로 조성해 후세에 반전평화인권 교육장으로 물려주기를 바란다. 최근의 다크투어 현장으로 코발트광산만한 곳이 없다. 국가추모공원을 유치하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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