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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건축가
2019년 07월 04일(목) 11:12 [경산신문]
 
최근 공공건축가 또는 마을건축가라는 용어를 자주 듣게 된다. 공공건축가는 들어본 말인데, 마을건축가는 다소 생소하다.

마을건축가는 2018년 하반기에 서울에서 시행한 정책이다. ‘내년부터 서울 424개 동마다 전담건축가 배치....’란 기사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도시공간 개선이 시급한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마을건축가를 배치하여 마을의 건축과 공간환경의 관리 및 주민과 행정의 소통 코디네이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마을건축가는 서울시 및 자치구와 함께 각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골목재생사업, 저층주거지 개선, 공공미술 설치, 텃밭, 주민쉼터, 주민공동이용시설 조성, 빈집 개선, 주민친화형 건축문화 진흥 등의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자격으로는 신진·중진 건축가로 임기는 2년이다.

공공건축가와 유사한 개념이기도 하지만, 마을건축가는 각각의 행정동 단위로 전문가가 파견되어 주민밀착소통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직은 서울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공공건축가처럼 곧 전국적으로 시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을건축가는 도시 환경 및 공간 개선, 소규모 도시정비 등에 대한 지역 밀착형, 주민참여형 도시개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 현장전문가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유사한 전문가마을파견 제도가 있었다. 2000년 도시재생법에 근거하여 전문가로 구성된 중간지원기구가 정착되기 전에는 도시계획 전문가로 구성된 공무원을 마을에 직접 파견하는 제도가 있었다. 즉 정(町)단위의 마을에 전문가를 파견시켜 보직이동 없이 한마을에서 지속적으로 지원관리업무를 담당케 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이 마을에 파견하는 전문가는 공무원이다. 외부전문가를 2년간 한시적으로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도시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취직시켜 파견하는 것이다. 직접 마을주민의 일원이 되어 한 마을을 지원하는 것이다. 당연히 관료주의는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으며, 주민과 행정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깊은 유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아마도 마을건축가제도가 여기에서 벤치마킹된 것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먼저 우리는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을 통해 경험했다. 외부전문가가 마을활동가로 마을에 들어가 마을 주민들과 소통을 하고 친해지는 시간이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을. 그런데 마을건축가의 임기는 2년이다. 또 하나, 마을건축가의 보수 규정은 자문료라는 이름으로 거의 재능기부에 가깝다. 일본이 한시적 위촉이 아니라 공무원 신분으로 전문가를 활용한 의미를 벤치마킹 과정에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다.

벤치마킹해온 시스템의 짜임새가 부족하다.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의 특강에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경제정책이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반드시 1년 이상의 시차가 있다.’ 이는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도시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다. 도시정책과 주민소통은 그 시차가 최소 2~3년임을 감안 할 때, 마을건축가의 2년 임기로는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 공무원 신분은 아니더라도 한명의 전문가가 마을에 투입되어 마을을 이해하고, 주민들과 친해지고, 마을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과 함께 수행을 하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자리를 잡는 데에는 2년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마을건축가는 한시적 사업을 완수할 사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마을을 관리하고 유지해나갈 지역전문가이어야 한다. 그리고 정당한 노력에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여야 한다.

이정수
공학박사 / LJS도시건축연구소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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