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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마을자치
2018년 10월 28일(일) 23:53 [경산신문]
 
지방자치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단체나 주민이 중앙정부에 대해 자율성을 가지며 직접 선출한 기관을 통해서 스스로를 관리하는 정치체제로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을 주민 자신이 처리한다는 민주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인 주민자치에 기초를 두고 있다. 주민자치란 지방자치법 및 동시행령에 의거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여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주민자치센터 및 주민자치위원회의 구성과 활동 등을 말한다. 일부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를 비교대상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방자치와 주민자치는 제도적으로 같은 의미다. 지방자치 또는 주민자치와 대비되는 개념인 중앙집권은 지방행정에 관한 의사결정의 권한을 중앙정부에 집중하고 중앙정부의 책임 아래 지방행정을 집행하는 체제를 말한다. 그러므로 중앙집권은 국민에 의해 지탱이 되는 반면, 지방자치는 주민이 주인이 되고 주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시작되어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긴 한국의 지방자치, 최근 사회적 아젠다인 주민참여, 주민주도, 주민공동체 등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으로써 충분한가?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의 지방자치는 주민이 주인인가? 지방자치를 위한 주민자치회는 건강한가? 우리는 주민자치를 위한 준비가 충분한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가장 성숙된 민주주의 정치시스템이라는 지방자치, 주민을 위한 최선의 행정시스템이라는 주민자치,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들은 지방자치에 대한 문제점으로 먼저 자치단체 또는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이 주민들에게 권한의 분배 또는 자치권 부여에 지나치게 인색한 나머지 관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주민자치를 주도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지방자치시대가 양산한 신흥권력의 자리라는 지적도 있다. 행정을 도와 주민들의 편의와 복지에 기여하여야 하는 조직이 행정의 계획 집행과 예산편성 및 집행에 대한 권한까지 부여된 상황이다 보니 이권단체로 전락하거나, 또는 반대로 권한 없는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공동체형성의 중심적 역할을 못하고 친목단체로 변질되는 양상도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가 아닌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한 시스템은 없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인식에 의해 최근 거론되고 있는 개념이 바로 마을자치이다. 마을자치는 주민자치와 달리 규모부터 차이가 난다. 마을자치 또는 마을자치단체는 읍면동 단위가 아닌 통리 단위로 조직됨에 따라 보다 주민 생활밀착형 자치가 가능하다. 읍면동 단위의 인구가 평균 2만명에 달하다 보니, 주민자치회가 주민들의 일상에 깊이 관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읍면동 단위가 아닌 작게는 1백명, 많게는 2천명 규모의 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마을자치가 최근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려 강조되고 있다.

마을자치회는 도시재생사업의 초기 단계에 구성되는 마을공동체와 유사한 개념이다. 주민자치회도 지역 공공성을 추구하는 주민협의체라는 개념은 같다고 볼 수 있으나, 디테일 면에서 주민들의 실생활과의 간극을 무시할 수 없다. 2015년 특별법 제정에 따른 국내 도시재생사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마을공동체는 시범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나, 도시재생 선도사업, 일반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거치면서 지금은 도시재생(마을만들기)을 통한 주민 주도적 활동조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시재생에서 마을공동체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재생에는 도로개설, 공원설치, 공동이용시설설치 등과 같은 물리적 도시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마을축제, 상권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그 중 가장 핵심은 공동체의 회복과 자발적 주민역량을 키우는 일이다. 마을공동체에 의한 마을자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자치위원들이 중심이 되어 행정참여와 자치활동이 이루어지는 반면, 마을자치는 마을주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지역현안 발굴, 의제 도출, 사업 추진 등에 참여하게 된다. 수동적이고 피동적 주민(住民)이 아니라 지역에서 만큼은 주도적 주민(主民)이 되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마을자치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정수(경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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