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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매끈하지 않고 생경하다
2019년 07월 18일(목) 10:52 [경산신문]
 
경북에 문화재단을 세운다는 이야기가 몇 년 전 부터 떠돌다가 올해 3월 21일 문화재단 설립 근거가 될 조례안(재단법인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 설립 및 지원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고 재단 설립을 공식화했다. 언론에 따르면 4월 경북도의회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조직 구성, 인력 채용 등을 거쳐 올해 9, 10월쯤 정식 출범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된 이야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는지 더는 들리지 않는다.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인 경북의 문화재단이 왜 이렇게 조용히 준비되고 있는지 의아하다. 경상북도는 전국의 문화재단 중 가장 늦게 출범하기에 다른 여타 지역의 문화재단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진정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루어갈 문화재단의 모습을 갖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옅어져만 간다. 경북문화재단이 안아야 할 과제는 너무 많다. 혹시나 경북문화재단의 주 관심사가 경상북도청의 문화관광과의 업무를 분담하는 실용적 목적, 정치적 이유에 의한 문화재단 이사장의 취임에만 있다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가 깊다.

2018년 ‘2025년 경산시 도시재생전략계획 분석’이라는 317페이지에 달하는 연구 자료가 나왔지만 정작 경산시의 도시재생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어 가고 있는지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지난 7월 4일 남부동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서 새롭게 구성된 도시재생 지원센터와 마을 주민, 의원들이 ‘서상길 청년문화마을 주민 상견례’를 개최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경산청년창업플랫폼, 서상길 근대문화테마거리, 생활밀착편의시설, 주민도시재생역량강화, 기타 사업관리 등의 핵심 콘텐츠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공연구원 관계자는 “많은 준비를 통해 예산확보를 하도록 노력할 테니 주민분들은 주민협의체 구성을 통한 서상길 청년문화 마을 사업이 추진될수록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희망을 품게 하는 소식이다. 하지만 도시재생에 내려온 혈세를 ‘행정적인 무리함 없이 처리’하는 것만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아무런 특색 없는, 새로움 없는 판박이 도시재생이 돼버릴지도 모른다. 도시재생이 무난히 일을 처리하는 ‘매끈한 기술’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새롭게 만들어서 일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쉽게 비판할 수는 있지만 정작 자신이 행동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사람이 사는 도시, 사람과 더불어 다른 생명이 함께 사는 도시를 꿈꾸는 것, 조금 나은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분명 힘든 일이다. 새로운 시도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으며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문화의 새로움은 시도와 그를 통한 갈등, 여러 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서 쌓이는 것이며 지역이 스스로 풍부해지는 일이다. 경산시에서 활동하는 작은 정당의 구성원들이 학습 소모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모임에서는 꾸준하게 ‘지역 화폐’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한 모양이다. 우리 도시에 진정 필요한 일이다.나아가서 정치적, 정책적 이유에 의한 주제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다채로운 활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 주민들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실천하고 문화재단의 설립과 함께 새로운 경북과 경산의 문화를 꿈꾸고, 도시재생의 과정이 ‘매끄러운 일 처리의 과정’이 아니라 활력을 찾아가고 소도시의 비전을 찾아가는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 되는 것, 이것을 바라는 것은 정말 우리에겐 꿈같은 소리일까? 문화의 품격은 처음부터 우아하지 않고 은은한 향기를 주위에 전하지 않는다. 새로운 문화는 매끈하지 않고 생경하다.

최성규
미술중심공간 보물섬 대표, 작가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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