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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식인, 그리고 지역사회
2019년 08월 14일(수) 12:30 [경산신문]
 
지난 12일 일본인 15명이 반일감정이 극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경산을 방문했다. 이들은 대구전교조와 연대한 일본 히로시마교원조합 교사와 학생들로 매년 한국의 원폭피해자와 일제의 강제동원 및 수탈현장을 찾고 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이들 방문단은 지난 9일 대구로 입국해 3박4일간의 일정으로 ‘평화의 소녀상’,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고령 대창양로원 등을 방문해 한국의 아픈 역사에 대해 배우고 아픔을 나누었다고 한다.

마지막 날인 이날 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의 안내로 일제의 수탈 현장인 코발트광산 수평갱도와 이후 벌어진 민간인학살사건까지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일제가 강제동원해 판 폐갱도에 한국전쟁 전후에 민간인 약 3500여 명이 군경에 의해 학살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문단장인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 캔지 모리사키 서기장은 나가사키와 중국 하얼빈 등지에도 일본이 가해자인 학살 범죄 현장이 있으나 아직도 진실 규명이 되지 않은 곳이 있다며 아베정권이 한국민에게 가한 차별과 멸시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사지 않겠다, 가지 않겠다’는 반일감정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인들이 대구와 고령, 평산동 코발트광산을 찾은 것은 일본지식인들이 현재 한일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그들이 한국을 방문한 목적은 역사적 진실을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지식인으로서 과거 일본이 한국민들에게 가한 차별과 멸시가 어떠했는가를 두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직접 피해상황을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방문단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증언을 듣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슬픔을 나누었다. 이것이 우리가 일본정부에 바라는 것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받고 싶은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일본 정부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적반하장 격으로 경제보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성숙한 일본인들은 정부를 대신해 사과하고 함께 아픔을 나누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특히 경산 지역사회는 코발트광산에 대해, 그 피해자와 유가족의 슬픔을 나누고 진정으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었는지 묻고 싶다. 일제의 강제동원 및 지하자원 수탈현장이자 남한 내 최대 민간인학살현장인 평산동에는 현재 위령탑과 안전데크, 전기시설만 설치되어 있다. 매년 똑같은 규모의 위령제 제수비를 대주는 것으로 그들의 아픔을 나눈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단지 유족 스스로의 힘으로 수습했다는 이유로 19년 만에 유해 52구가 국가임시시설로 보내졌다. 아직도 피학살자의 7분의 6이 수습되지 않은 채 수직갱도와 골짜기에 묻혀 있지만 누구도 발굴에 나설 계획은 없다.

내년은 코발트학살 70주년이다. 코발트광산의 역사적 교훈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유족들이 부모형제의 죽음 대가로 받은 보상금 가운데 1억원을 내기로 했다. 현장에 부지를 사서 교육관을 짓고, 국유지를 사서 추모공원을 만들어달라는 유족들의 한맺힌 요구에 이번에는 최영조 시장이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이미 시장님은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역사평화공원 조성에 깊이 공감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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