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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행정의 민낯
2020년 03월 12일(목) 11:33 [경산신문]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경산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생활치료시설 지정 후 철회 및 긴급명령 철회 사태를 지켜본 시민들은 경산시 행정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산시는 지난 2일 오전 최영조 시장이 2차 브리핑을 하면서 진량읍 봉회리에 위치한 경북학숙을 경증환자 치료실인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브리핑 직전 질변관리본부와 경북도의 결정이 나서 주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경북학숙과 1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봉황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교육환경법상 감염병 격리소·요양소, 진료소 설치 이전에 교육청 지역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전혀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활치료센터 지정 이전에 방역·운영계획 등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했지만 이마저도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사실 경북학숙이 생활치료시설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한편으로는 경산에서도 아산·진천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했다. 위기 때 하나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경산에서도 보게 되겠구나 내심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진량에서 그러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정의 부적절한 대처가 이러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나마 경산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 백천동 주민들이다. 경북학숙 대체시설로 백자산 아래 중소기업연수원이 지목됐을 때 연수원 바로 아래 새로 아파트단지 젊은 주민들은 기꺼이 경증환자들을 받아들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물론 진량과는 다르게 시간적 여유도 있었지만 남부동장과 지역 시도의원들도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데 적극 나섰다고 한다.

현재 이 연수원에는 50여명의 경증환자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500여명에 가까운 지역 확진자의 10분의 1 정도를 수용하지 못했지만 이마저도 못했다면 다른 지역에서 경산시민을 바라보는 눈이 어땠겠는가.

생활치료센터 철회 여파가 가시기 전에 경산시는 기관·사회·종교단체의 집회 등 금지조치 긴급행정명령마저 하루 만에 번복해 시민들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일부 개신교계에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경산시는 하루 만에 철회한 것이다. 경산시민들은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철회한 것이 아니냐며 경산시의 행정난맥상을 걱정했다. 4·15 총선 예비후보마저 코로나19 극복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논평을 낼 정도였다.

이같은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나타난 경산시의 갈팡질팡 행정의 원인을 부시장이 일찌감치 자가격리 됨으로써 유발된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찾고 있다. 일부 언론은 능력보다는 나이 위주의 경산시 승진 인사가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스로 일을 찾아 책임을 다하는 공무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드러난 행정이 민낯이 코로나19 소멸 후 일상으로의 복귀과정에서도 드러날까 더 두려워진다. 일찌감치 4월까지 모든 행사를 취소한 경산시가 무너진 지역경제와 시민들의 재기의욕을 어떻게 되살려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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